1. 갑상선 항진증 진단 전: ‘살이 안 찌는 체질’이 아니었던 이유
갑상선 항진증 진단을 받기 전을 돌아보면, 그때의 생활은 지금 생각해도 꽤 극단적이었습니다.
대사가 빨라져서였는지 식욕은 계속 늘었고, 식사량도 많았지만 그 사이사이에 빵, 과자 같은 군것질도 정말 자주 했습니다.
원래 저는 런닝머신을 1시간씩 탈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화는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허기는 더 자주 느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빠른 소화와 잦은 공복감이 폭식과 군것질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숨이 차서 운동은 거의 하지 못하면서도 먹는 양은 줄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체중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땐 단순히 “체질인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항진증 증상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막연히 ‘갑상선 항진증이면 살이 쫙쫙 빠진다’고만 알고 있었거든요.
나중에 이 이야기를 주치의 교수님께 했을 때 돌아온 말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그렇게 많이 먹는데, 살이 빠질 수가 없죠.”
항진증이라서 살이 빠진 게 아니라, 항진증 때문에 그나마 체중이 유지되고 있었던 상태에 가까웠다는 말이 더 정확했던 것 같습니다.
2. 눈에 보이기 시작한 변화: 갑상선 비대와 목의 압박감
진단 후 몸 상태를 다시 살피다 보니 신체적인 변화도 점점 분명해졌습니다.
갑상선 위치인 목 앞부분이 눈에 띄게 부어오르고, 육안으로도 튀어나와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단순히 외관상의 문제를 넘어, 목을 덮는 옷이나 목도리를 하면 숨이 턱 막히는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아주 살짝만 목이 눌려도 숨 쉬기가 어려워지는 이 이물감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불편함이었습니다.

3. 진단 직후, 운동을 시작하지 못했던 가장 현실적인 이유
진단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하면 바로 일상이 회복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걷기만 해도 숨이 찼고, 심박수가 금방 올라갔습니다.
특히 진단 후 약 2주쯤 지났을 때는 약 부작용으로 발진과 두드러기가 겹치면서,
운동은커녕 몸을 제대로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 시기에는 체중이나 체력 같은 걸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발진이 가라앉고, 숨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쉴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느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진단 후 6개월 이상은 거의 운동을 하지 못한 상태로 지냈습니다.
4. 1년 만에 시작한 항진증 환자의 현실적인 운동 루틴
시간이 지나 약에 적응하고, 수치가 점점 안정되면서 비로소 제 몸을 다시 돌아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무작정 예전처럼 런닝머신을 선택하기보다는, 부담이 적은 방식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제가 유지하고 있는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걷기 운동
- 하루 약 만 보 정도를 목표로 꾸준히 걷고 있습니다.
- 필라테스
- 주 3~4회 정도 병행하며 코어와 체력을 천천히 강화하고 있습니다.
- 호흡과 강도 조절부터 차근차근 배워 어느덧 6개월 이상 이어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벼운 활동에도 심박수가 140~150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걷기나 필라테스 중에도 심박수가 훨씬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5. ‘항진증 = 체중 감소’는 편견, 살이 안 빠지는 진짜 이유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예전처럼 폭식을 하지도 않고, 먹는 양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중은 예전처럼 쉽게 줄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주치의 교수님께서는,
호르몬 영향으로 오히려 체중이 늘거나 잘 빠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식단 관리와 체력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6. 지금의 목표: 감량이 아닌 ‘유지와 회복’
지금의 제 목표는 무리해서 살을 빼는 것이 아닙니다.
과체중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하고, 무엇보다 일상에서 숨 차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유산소나 달리기처럼 부담이 큰 운동보다는,
걷기와 필라테스를 중심으로 꾸준히 몸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체중은 그대로일지 몰라도, 숨이 덜 차고 하루가 훨씬 편해졌다는 점에서 지금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7. 마무리하며: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께
갑상선 항진증 진단을 받고
“왜 나는 살이 안 빠질까?”라는 생각으로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저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체중 변화 하나만으로 몸 상태를 판단하기보다는,
지금 내 몸이 회복 단계에 있는지, 아니면 안정 단계로 접어들었는지를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이 1년을 지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운동이나 체중 감량 방법을 권유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갑상선 항진증을 겪는 한 사람이 몸의 변화를 관찰하며 적어두는 기록입니다.
현재는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수치를 확인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오랜만에 다시 피검사를 앞두고 있다 보니 마음 한편으로는 여전히 조금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큰 사건이 아니라,
이런 정기 관리 과정 속에서 느낀 현재의 상태를 차분히 이어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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